[어반스케치] 미국 버스 투어 중 창밖으로 마주한 풍경, 펜 선으로 포착한 이국적인 전철길

[어반스케치] 미국 버스 투어 중 창밖으로 마주한 풍경, 펜 선으로 포착한 이국적인 전철길

2026-02-26 · 펜드로잉

🖊 만년필 · B5 · 2시간

스케치북과 만년필 한 자루를 가방에 쏙 넣고, 낯선 세상의 풍경을 나만의 선으로 기록해 나가는 드로잉 시간입니다.

여행이 주는 가장 큰 묘미 중 하나는 목적지로 향하는 '이동의 시간' 그 자체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얼마 전 미국에서 버스를 타고 드넓은 도로를 이동하던 중이었는데요. 지루할 틈도 없이 창밖으로 끊임없이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들이 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끌었던 것은 거칠면서도 정교하게 얽혀 있는 전철길과 전신주들의 실루엣이었습니다. 달리는 버스 안이라 바퀴를 타고 온몸으로 잔진동이 전해졌지만,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급히 스케치북을 펼치고 펜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흔들리는 차창 밖, 순간의 미학을 담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의 역동성과 기하학적인 선들의 조화를 화면 안에 담아보았습니다.

풍경의 중심을 잡는 전신주와 전선: 화면 중앙을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는 거대한 전신주와, 하늘을 가로지르며 복잡하게 연결된 전선들은 이 그림의 가장 핵심적인 뼈대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신주와는 어딘가 모르게 다른, 미국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스케일 큰 구조적 매력을 직선 위주의 힘 있는 터치로 시원하게 뽑아냈습니다.

리듬감을 부여하는 펜 터치와 철조망: 전철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격자무늬 철조망은 조밀한 사선 해칭(Hatching)을 활용해 입체감 있게 표현했습니다. 철조망 너머로 야트막하게 심어진 이국적인 실루엣의 나무들과 그 사이를 달리는 작은 자동차들은 평평할 수 있는 화면에 아기자기한 거리감과 리듬감을 더해줍니다.

속도감이 살아있는 라이브 스케치: 완벽하게 정돈된 공간에서 그린 것이 아니다 보니, 선 하나하나에 달리는 버스의 속도감과 현장의 생생한 긴장감이 그대로 녹아 들어갔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듯 거칠게 뻗은 선들이 오히려 여행지에서의 자유로운 공기를 더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 드로잉을 마치며 카메라 셔터를 '찰칵' 누르면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풍경이 저장되지만, 펜으로 그 풍경을 지어 올리는 동안에는 제 시선이 그 공간에 훨씬 더 오랫동안 머물게 됩니다. 비록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의 작업이라 손은 조금 고달팠지만, 스케치북을 덮고 나니 그 전철길을 따라 불어오던 미국 서부의 건조한 바람과 버스 내부의 공기가 잉크 냄새와 함께 기억 속에 각인되었습니다.

정형화된 관광 명소를 그린 그림도 좋지만, 때로는 이렇게 이동 중에 우연히 만난 지극히 일상적이고 이국적인 도로 풍경이 여행이 끝난 후에도 더 짙은 잔상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이웃 여러분도 여행길 위에서 유독 마음을 빼앗겼던 나만의 '찰나의 풍경'이 있으신가요? 오늘도 제 흑백 여행 기록에 함께 동행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설레는 여행의 기억을 닮은 따뜻한 공감과 댓글로 소통해요! 🚌🇺🇸✨

#어반스케치 #펜드로잉 #여행드로잉 #미국여행 #차창밖풍경 #전철길 #전신주그리기 #해칭기법 #라이브스케치 #만년필화 #아날로그감성 #손그림일기 #취미미술